두 신이 같은 도시를 원했다. 지혜의 여신 아테나와 바다의 신 포세이돈. 그리스에 있는 바위투성이 언덕 하나 — 훗날 아테네의 아크로폴리스가 될 그곳 — 를 보고 둘 다 똑같이 말했다. 저건 내 거다. 어느 쪽도 양보할 생각이 없었다. 결국 제우스가 나섰다. 겨루자. 규칙은 간단했다. 각자 이 도시에 선물을 하나씩 바치고, 사람들이 더 나은 쪽을 고른다. 이긴 신이 영원히 이 도시의 수호신이 된다. 아마 신화 역사상 가장 판돈이 큰 대결이었을 거다.
포세이돈이 먼저 나섰는데, 조용히 할 생각은 애초에 없었다. 그 유명한 삼지창 — 바다를 갈라버린다는 전설의 무기 — 을 번쩍 들어 올려 아크로폴리스 바위에 내리꽂았다. 돌이 쩍 갈라지면서 바닷물이 솟구쳐 올랐다. 바다와 곧바로 이어지는 샘이었다. 메시지는 분명했다. 나를 골라라. 너희가 바다를 지배하게 해 주겠다. 모든 무역로를 너희가 쥐고, 너희 해군은 천하무적이 될 것이다. 강렬하고, 화려하고, 무시할 수 없는 등장이었다.
그다음 아테나가 앞으로 나왔다. 지진도 없고, 굉음도 없었다. 그녀는 조용히 무릎을 꿇고 바위 틈의 흙에 두 손을 넣어 씨앗 하나를 심었다. 올리브 나무가 자라 올랐다. 은빛 초록 잎이 햇빛에 반짝이고, 가지에는 이미 열매가 주렁주렁 달려 있었다. 바닷물 분수만큼 화려하진 않았다. 하지만 올리브 나무 한 그루가 뭘 해 주는지 생각해 보라. 열매는 먹을 수 있고, 짜면 요리에 쓸 기름이 되고, 그 기름으로 등불을 밝혀 밤을 비출 수 있고, 나무는 집을 짓는 데 쓸 수 있다. 나무 한 그루로 한 가족이 대대로 살아갈 수 있다.
아테네의 전설적인 첫 번째 왕 케크롭스 — 신화에서 반은 사람, 반은 뱀으로 묘사되는 존재 — 가 올리브 나무를 골랐다. 도시는 아테나의 이름을 따서 아테네가 되었다. 포세이돈은 패배를 받아들이지 못했다. 분노에 휩싸여 주변 평야를 물에 잠기게 하고, 가뭄의 저주를 내렸다. 하지만 올리브 나무는 언덕 위에서 계속 자랐다. 신의 분노가 사그라진 뒤로도 한참을. 아테네 사람들은 그 나무를 천 년 넘게 신성한 것으로 지켰다.
여기서부터가 소름 돋는 이야기다. 기원전 480년, 당시 세계 최강의 제국이었던 페르시아가 그리스를 침공해 아크로폴리스를 통째로 불태워 버렸다. 아테나의 신성한 올리브 나무도 함께 타 버렸다. 도시가 신성하게 여기던 모든 것이 하룻밤 만에 사라졌다. 그런데 바로 다음 날 아침, 연기 나는 잔해를 헤치고 올라간 아테네 사람들이 발견한 것은 까맣게 탄 그루터기에서 올라온 싱싱한 초록 새싹 하나였다. 세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고들 하지만, 이 나무는 달랐다. 신의 분노에도, 제국의 불길에도, 끝내 쓰러지지 않았다.
아테네는 다시 일어났다. 그리스인들은 페르시아를 물리쳤고, 도시는 황금기를 맞았다. 민주주의를 만들어 냈고, 철학을 꽃피웠고, 인류 역사에 남을 예술을 세상에 내놓은 시대였다. 아크로폴리스는 이전보다 더 웅장하게 다시 지어졌고, 꼭대기에는 파르테논 신전이 우뚝 섰다. 그 서쪽 벽면에 바로 이 대결의 장면이 새겨져 있다. 이 도시가 힘이 아닌 지혜를 택한 바로 그 순간이.
오늘날에도 두 곳 모두 직접 가 볼 수 있다. 기원전 420년쯤 지어진 에레크테이온 신전은 포세이돈의 삼지창이 바위에 남겼다는 자국 바로 위에 서 있다. 그리고 바로 옆에, 아테나가 처음 나무를 심었다는 그 자리에서 올리브 나무 한 그루가 자라고 있다 — 이천 년 넘게 다시 심고 또 심으며 지켜져 온 나무다. 아테네는 시끄러운 선물 대신 조용한 선물을, 한 방의 승부 대신 긴 호흡의 결실을 골랐다. 솔직히 말하면, 그 선택은 옳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