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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과 저주·1/3·2
Photograph of Thermopylae - The Hot Gates

The place

Thermopylae - The Hot Gates

에피알테스의 배신

페르시아 황금에 그리스를 팔아넘긴 남자

480 BCEThermopylae - The Hot Gates

르모필레 전투에 대해 한 가지 짚고 넘어갈 게 있다. 역사상 가장 유명한 최후의 항전으로 불리는 이 전투는, 전장에서 진 게 아니다. 삼백 명의 스파르타 전사와 수천 명의 그리스 연합군이 좁은 해안 길목에서 페르시아 제국의 대군을 막아냈다. 이틀 동안 페르시아군은 단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했다. 이 방어선을 무너뜨린 건 더 강한 군대가 아니었다. 산길을 아는 한 사람이었다.

기원전 480년, 여름이 끝나갈 무렵. 페르시아의 왕 크세르크세스는 고대 역사가들이 "지나가는 것만으로 강을 말려버렸다"고 기록할 정도의 대군을 이끌고 그리스로 밀려왔다. 하지만 테르모필레의 좁은 길목 앞에서 병력의 차이는 아무 의미가 없었다. 절벽과 바다 사이에 낀 이 좁은 통로는 한 번에 몇 명밖에 싸울 수 없었다. 그리고 그 최전방에 서 있던 건 고대 세계 최강의 전사들, 스파르타 정예병이었다.

이틀간 페르시아군은 밀려왔다가 밀려갔다. 파도처럼. 크세르크세스는 마지막 카드를 꺼냈다 — '불사부대'. 전사자가 나오면 즉시 충원되어 항상 만 명을 유지하는, 그래서 '죽지 않는 군단'이라는 이름을 얻은 최정예 부대였다. 하지만 그들마저 좁은 길목 앞에서 밀려났다.

세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고 했던가. 크세르크세스의 인내심은 바닥을 드러냈다. 바로 그때, 에피알테스라는 이름의 현지인 한 명이 페르시아 진영에 나타났다. 군인도 아니고 전략가도 아니었다. 그저 이 산을 손바닥 보듯 아는 사람이었을 뿐이다. 그가 가져온 정보는 어떤 무기보다 치명적이었다 — 산속 깊은 곳에 숨겨진 샛길이 있고, 그 길을 따라가면 그리스군의 뒤통수에 닿는다는 것. 그가 원한 대가는 간단했다. 황금. 가능한 한 많이.

크세르크세스는 망설이지 않았다. 그날 밤, 만 명의 불사부대가 에피알테스의 안내를 받으며 캄캄한 산길로 들어섰다. 스파르타의 왕 레오니다스도 이 가능성을 아예 무시한 건 아니었다 — 그 샛길에 포키스 지역 출신 병사 천 명을 배치해 두었다. 하지만 새벽녘 불사부대가 숲에서 쏟아져 나왔을 때, 그 천 명은 무너졌다. 허겁지겁 산꼭대기로 도망쳤고, 길은 활짝 열렸다.

날이 밝자 레오니다스는 모든 걸 알아챘다. 페르시아군이 곧 뒤에서 나타날 것이다. 앞뒤로 포위당하면 전멸은 시간문제다. 그래서 그는, 이 전투를 이천오백 년이 지난 지금까지 전해지는 전설로 만든 결정을 내렸다 — 그리스군 대부분을 남쪽으로 후퇴시키고, 자신은 삼백 명의 스파르타 전사와 약 칠백 명의 테스피아이 자원병과 함께 남았다. 임무는 하나. 아군이 빠져나갈 때까지 이 길목을 지키는 것.

그들은 지켜냈다. 창이 부러지면 칼을 들었고, 칼을 잃으면 맨손으로 싸웠다. 한 명도 남지 않았다. 전원 전사. 하지만 그 희생은 헛되지 않았다. 후퇴한 그리스 연합군은 무사히 살아남아 전열을 가다듬었고, 이듬해에 걸쳐 페르시아를 연이어 격파했다. 삼백 명의 목숨이 하나의 문명을 살렸다.

에피알테스에게는 그리스 전역에서 거액의 현상금이 걸렸다. 그는 북쪽 테살리아로 도주했지만, 그리스 세계 전체의 눈을 피할 수는 없었다. 역사가 헤로도토스의 기록에 따르면, 결국 배신과는 전혀 관계없는 개인적 원한으로 죽임을 당했다. 그런데도 스파르타는 그를 죽인 자에게 포상을 내렸다. 정의는 정의다 — 설령 우연히 찾아왔더라도.

이천오백 년이 흘렀다. '에피알테스'는 현대 그리스어로 '악몽'이라는 뜻이다. 삼백 명의 전사는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이름이 되었다. 그들을 팔아넘긴 남자는, 사람을 한밤중에 비명 지르게 만드는 단어가 되었다. 세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지만 — 배신의 도끼는, 단 한 번이면 충분했다.

이야기의 교훈

배신은 전쟁에서 가장 치명적인 무기다 — 어떤 군대보다 무섭다. 한 사람의 밀고가 삼백 명의 스파르타 전사가 목숨으로 지킨 모든 것을 무너뜨렸다.

등장인물

에피알테스
크세르크세스
페르시아 불사부대
포키스 수비대
스파르타 왕 레오니다스

출처

Herodotus's Histories (Book 7, chapters 213-218), Plutarch's Moral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