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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과 저주·1/3·3
Photograph of Valley of the Kings

The place

Valley of the Kings

소년 파라오의 죽음

투탕카멘을 죽인 건 누구인가 — 그리고 그의 왕비는 왜 역사에서 사라졌는가

New Kingdom (c. 1323 BC)Valley of the Kings

원전 1323년, 고대 이집트가 한창 전성기를 누리던 시절, 열아홉 살의 파라오가 죽었다. 투탕카멘. 이름만으로는 살아 있는 신이었지만, 실제로는 수염조차 제대로 나지 않은 소년이었다. 그의 죽음은 3300년 넘게 수수께끼로 남아 있었다. 그러다 20세기, 과학자들이 그의 미라를 X선과 CT 스캐너에 넣었고, 역사상 가장 오래된 살인 사건 수사가 다시 시작됐다.

1968년, X선 촬영에서 투탕카멘의 두개골 뒤쪽에 뼛조각과 움푹 들어간 흔적이 발견됐다. 뒤에서 둔기로 가격당한 흔적이었다. 전 세계가 들끓었다. 용의자? 찾을 것도 없었다. 투탕카멘의 아버지 아케나텐은 이집트의 전통 신들을 모두 폐지하고 태양신 아텐만을 섬기도록 강요하며 나라를 뒤흔든 인물이었다. 아홉 살에 왕좌에 오른 투탕카멘이 물려받은 건 왕관만이 아니었다. 아버지를 증오하는 강력한 적들도 함께였다.

용의자 목록의 맨 위에는 두 사람이 있었다. 첫째, 아이. 투탕카멘의 수석 고문이자 노련한 정치꾼으로, '우연히도' 투탕카멘이 무덤에 들어가자마자 파라오가 된 자. 둘째, 호렘헤브. 이집트 최고 사령관으로, 아이 다음에 왕이 된 후 투탕카멘, 아이, 아케나텐의 이름을 나라 전체의 기념비에서 조직적으로 지워버린 자. 둘 다 동기, 수단, 기회를 고루 갖추고 있었다.

하지만 이 이야기에서 진짜 가슴이 먹먹해지는 건 왕의 죽음이 아니다. 왕비의 절규다. 투탕카멘이 죽은 뒤, 젊은 왕비 안케세나멘은 남편을 죽인 장본인일지도 모르는 남자, 아이와의 결혼을 강요받았다. 그녀는 이집트 왕비로서는 전례 없는 행동에 나섰다. 이집트 최대의 적국, 히타이트 제국의 왕 슈필룰리우마에게 편지를 보낸 것이다. 아들 하나를 보내달라고, 자기 남편으로 삼겠다고. 그녀의 말이 그대로 남아 있다. "제 남편이 죽었고, 저에게는 아들이 없습니다. 제 신하를 남편으로 삼을 수는 없습니다. 저는 두렵습니다."

히타이트 왕은 경악했다. 그리고 의심했다. 함정이 아닌가. 사신을 보내 확인시켰다. 안케세나멘은 다시 편지를 썼다. 이번에는 더 절박하게. "제게 아들이 있었다면, 이 나라의 수치를 외국에 편지로 보냈겠습니까?" 왕은 결국 믿었다. 아들 잔난자 왕자를 이집트로 보냈다. 왕자는 국경에서 살해당했다. 신부 곁에 닿지 못했다.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말이 있다. 3300년 전 그 궁궐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우리는 정말 알 수 없는 걸까. 2005년, 정밀 CT 촬영이 완전히 다른 진실을 드러냈다. 두개골 뼛조각은 타격이 아니라 방부 처리 과정에서 생긴 것이었다. 대신 발견된 건 심하게 부러지고 감염된 왼쪽 다리, 그리고 말라리아 DNA였다. 현재 과학이 내놓는 가장 유력한 답은 골절, 말라리아, 그리고 대대로 이어진 근친혼에 의한 유전 질환의 삼중고다. 그의 부모는 친남매였다.

설령 질병이 소년 왕을 죽였다 해도, 정치적 은폐는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누군가 왕비의 구원 요청을 가로챘다. 누군가 국경에서 히타이트 왕자를 죽였다. 그리고 누군가 안케세나멘을 남편의 죽음으로 가장 큰 이득을 얻은 자와 결혼하도록 몰아넣었다. 아이와의 결혼 후, 그녀는 역사에서 완전히 사라졌다. 무덤도 없다. 기록도 없다. 그녀의 이름은 모든 기념비에서 깎여 나갔다. 마치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하지만 열 길 물속만 알 수 있는 게 아니었다. 한 길 사람 속도, 삼천 년이 지나니 끝내 드러나고 말았다. 뼈가 말했고, 편지가 남았고, 지워진 이름의 흔적이 모든 것을 증언했다.

이야기의 교훈

권력은 사람의 입을 막을 수 있지만, 삼천 년까지는 막지 못했다. 안케세나멘의 편지, 투탕카멘의 뼈, 지워진 이름의 흔적이 말해준다. 침묵 그 자체가 가장 큰 증언이 되었다는 것을. 역사에서 지워진 사람들은, 지워졌다는 사실 자체로 영원히 말하고 있다.

등장인물

투탕카멘
안케세나멘 (왕비)
아이 (재상)
호렘헤브 (장군)
잔난자 왕자 (히타이트)
슈필룰리우마 1세 (히타이트 왕)

출처

Hawass, Z. et al. "Ancestry and Pathology in King Tutankhamun's Family," JAMA 303:7 (2010); Hittite archives, Bogazko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