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main content
사랑과 이별·3/6·3
Photograph of Babylon

The place

Babylon

사라진 정원

고대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유일하게 사랑을 위해 지어졌고, 유일하게 존재하지 않았을지도 모르는 기적

c. 600 BCE (traditional date); first written accounts c. 290 BCE; archaeological debate ongoingBabylon

대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여섯은 이미 확인됐다. 기자의 대피라미드는 아직도 서 있고, 나머지의 유적도 전부 발견됐다. 단 하나, 바빌론의 공중정원만이 — 신을 위해서도, 권력을 과시하기 위해서도 아닌, 오직 사랑을 위해 지어졌다는 유일한 기적만이 —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았다. 기초도, 뿌리도, 벽돌 한 장도 없다. 인류 역사상 가장 유명한 정원은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이야기는 이렇다. 기원전 600년경, 당시 지구상에서 가장 강력한 왕이었던 네부카드네자르 2세가 메디아 왕국의 공주 아뮈티스를 아내로 맞았다. 그녀는 지금의 이란, 시원한 계곡과 비가 오면 온통 초록으로 물드는 산속에서 자랐다. 그런데 시집온 곳은 바빌론이었다. 끝없이 평평한 땅, 여름이면 50도를 넘기는 열기, 눈에 보이는 거라곤 대추야자와 운하뿐. 그녀는 고향이 그리웠다. 그러자 이 남자는 — 나라들을 정복하고 예루살렘 성전을 불태운 바로 그 남자는 — 결심했다. 아내를 위해 산을 만들겠다고.

고대 작가들은 이 정원을 화려하게 묘사했다. 역사가 디오도로스에 따르면 정원은 한 변이 120미터, 테라스가 층층이 쌓여 높이 20미터에 달했다. 각 층은 갈대와 벽돌, 납으로 방수 처리한 뒤 큰 나무가 뿌리를 내릴 수 있을 만큼 흙을 채웠다. 유프라테스강의 물을 나선형 장치로 꼭대기까지 끌어올린 다음, 수로를 따라 흘려보냈다. 한 작가는 이를 두고 “아래를 걷는 사람들 머리 위에 떠 있는 영원한 봄”이라고 했다.

문제는, 아무것도 확인이 안 된다는 것이다. 네부카드네자르는 자신이 지은 성벽, 성문, 신전, 궁전에 대해 수백 개의 비문을 남겼지만, 정원은 단 한 번도 언급하지 않았다. 역사가 헤로도토스는 100년 뒤에 바빌론을 방문해 도시를 상세히 기록했지만 정원 이야기는 없다. 가장 오래된 기록은 왕이 죽은 지 300년 뒤에야 등장했다. 고고학자들은 1899년부터 18년간 바빌론을 파헤쳤지만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다. 역사상 가장 유명한 정원이 물리적 흔적을 단 하나도 남기지 않은 것이다.

2013년, 옥스퍼드 대학교의 아시리아학자 스테파니 달리가 폭탄선언을 했다. 정원은 실재했다 — 다만 바빌론이 아니라 450킬로미터 북쪽의 니네베에 있었다는 것이다. 아시리아의 왕 센나케리브가 한 세기 전에 지은 것이었다. 그의 비문에는 층층이 쌓인 정원, 청동 나선형 양수기, 산에서 끌어온 80킬로미터짜리 수로가 기록되어 있다. 대영박물관에 소장된 궁전 부조에는 기둥 위에 펼쳐진 정원이 그려져 있는데, 고대 문헌의 묘사와 정확히 일치한다. 달리의 결론은 간단했다 — 고대 작가들이 도시를 헷갈린 것이다.

이름부터가 오해를 부른다. ‘공중정원’의 ‘공중’은 그리스어 크레마스토스에서 왔는데, 사슬에 매달려 있다는 뜻이 아니다. ‘밖으로 드리워진다’는 뜻이다. 테라스마다 나무와 꽃이 가장자리 너머로 쏟아져 내리고, 초록이 폭포처럼 흘러내리는 모습을 떠올려 보라. 평평한 사막 한가운데, 있을 수 없는 것이 우뚝 솟아 있다. 하늘에 뜬 정원이 아니라, 산인 척하는 숲이다.

이 논쟁은 영원히 끝나지 않을지도 모른다. 정원은 바빌론의 지하수면 아래 잠들어 있을 수도 있고, 니네베에 있었을 수도 있다. 여행자들의 이야기가 뒤섞여 만들어진, 어디에도 없었던 장소일 수도 있다. 하지만 2,600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게 하나 있다. 세상에서 가장 강한 도시를 내려다본 왕이 떠올린 단 하나의 생각 — 저 사람이 외로워 보인다. 그래서 산을 쌓으려 한 것. 세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고들 하지만, 이 이야기만은 몇천 년을 찍어도 쓰러지지 않는다. 정원은 사라졌다. 하지만 사랑 이야기는 남았다. 어쩌면 그게 진짜 불가사의일지도 모른다.

이야기의 교훈

인류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정원은 존재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혹은 완전히 다른 곳에 있었을 수도 있고, 다른 왕이 사랑과는 아무 상관없는 이유로 지었을 수도 있다. 그런데도 이 이야기가 2,600년 넘게 살아남은 건, 고고학이 닿을 수 없는 곳을 건드리기 때문이다. 사랑이 충분히 깊으면 불가능한 것도 꽃을 피울 수 있다는 믿음. 그 테라스가 바빌론에 있었든 니네베에 있었든, 아뮈티스가 실존 인물이었든 후대의 상상이었든, 공중정원은 인류가 가장 오래 간직해 온 신념의 기념비로 남아 있다. 우리가 가장 위대한 것을 만드는 건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불행한 얼굴을 차마 볼 수 없는 누군가를 위해서라는 것.

등장인물

N
Nebuchadnezzar II -- the king who allegedly built the gardens for love
A
Amytis of Media -- his homesick queen who longed for the green mountains of her homeland
B
Berossus -- Babylonian priest whose lost account (c. 290 BCE) is the earliest source
S
Stephanie Dalley -- Oxford Assyriologist who argued the gardens were actually in Nineveh
R
Robert Koldewey -- excavator who believed he found the garden foundations in 1899

출처

Josephus, Contra Apionem I.19 (quoting Berossus, Babyloniaca c. 290 BCE); Diodorus Siculus, Bibliotheca Historica II.10; Strabo, Geography XVI.1.5; Philo of Byzantium, De Septem Orbis Spectaculis; Dalley, Stephanie. The Mystery of the Hanging Garden of Babylon, Oxford University Press, 2013; Koldewey, Robert. The Excavations at Babylon, 1914; Finkel, Irving. The Ark Before Noah, Hodder & Stoughton, 2014; Reade, Julian. 'Alexander the Great and the Hanging Gardens of Babylon,' Iraq 62, 2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