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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관과 정복·2/6·3
Photograph of Babylon

The place

Babylon

정복왕의 최후

인류 역사상 가장 강력한 정복자의 마지막 열하루, 그리고 2300년째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

June 10 or 11, 323 BCE -- the death that shattered the ancient worldBabylon

원전 323년 봄. 알렉산드로스 대왕은 서른두 살이었다. 그리스에서 인도까지 모든 땅을 정복했고, 단 한 번도 전쟁에서 진 적이 없었다. 그가 대군을 이끌고 바빌론——지금의 이라크에 있던 고대 도시——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바빌론의 사제들이 말을 타고 달려와 경고했다. 서쪽으로 들어가지 마라, 재앙이 닥친다. 알렉산드로스는 돌아가려 했지만 늪지대가 길을 막았다. 그는 그냥 서문으로 걸어 들어갔다. 그에게 남은 시간은 열하루였다.

쉬러 온 게 아니었다. 바빌론을 새 수도로 정하고, 다음 전쟁을 이미 머릿속에 그리고 있었다. 아라비아 반도 대규모 침공. 항구에서는 팔백 척의 함대가 건조 중이었다. 북아프리카, 이탈리아, 심지어 스페인에서까지 사절들이 찾아왔다. 인류 역사상 가장 큰 제국이 발밑에 펼쳐져 있었는데, 이 남자는 아직 성에 차지 않았다. 5월 29일 밤, 측근 메디오스의 저택에서 술자리가 벌어졌다. 밤새 마셨다. 다음 날 아침, 열이 올랐다.

궁정 기록은 진료 차트처럼 읽힌다. 첫째 날, 둘째 날——아직 업무를 보고 함대에 지시를 내렸다. 셋째 날, 목욕을 하고 제사를 올렸지만 열은 내리지 않았다. 넷째 날, 일어서지 못해 들것에 실려 다녔다. 다섯째 날, 강가로 옮겨졌다. 시원한 바람이라도 도움이 될까 해서. 여섯째 날, 고열이 치솟았고 말을 거의 할 수 없었다. 일곱째 날, 장군들이 들어왔다. 한 명 한 명 알아보았다. 하지만 입에서는 더 이상 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눈만이 한 얼굴에서 다른 얼굴로 옮겨갔다.

여덟째 날, 병사들이 궁전으로 밀고 들어왔다. 왕이 이미 죽었는데 장군들이 숨기고 있다는 소문이 퍼졌다. 페르시아에서 이집트까지, 아프가니스탄에서 인도까지 그와 나란히 싸워온 사람들이었다. 한 줄로 서서, 한 명씩 침상 앞을 지나갔다. 알렉산드로스는 말도 못하고 몸도 움직이지 못했다. 그런데도 병사가 한 명 지나갈 때마다 간신히 고개를 들어 그 눈을 바라보았다.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고 했다. 알렉산드로스는 늘 그 구멍을 찾아냈다. 막히면 뚫었고, 없으면 만들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구멍이 없었다. 역사상 가장 위대한 정복자가 자기 군대에게 남긴 마지막 말은 말이 아니었다. 눈빛이었다.

기원전 323년 6월 10일 혹은 11일, 알렉산드로스가 죽었다. 서른두 살. 사인은 2300년이 지난 지금도 밝혀지지 않았다. 고대 사료는 독살을 의심했다. 현대 의학은 장티푸스, 말라리아, 혹은 오랜 과음의 결과를 거론한다. 가장 파격적인 이론은 2018년에 나왔다. 자가면역 질환으로 전신이 마비됐지만 의식은 살아 있었다는 것이다. 시신은 엿새 동안 부패하지 않았다. 고대인들은 이것을 그가 신이라는 증거라 했다. 그 연구자의 설명은 달랐다——부패하지 않은 게 아니라, 아직 죽지 않았던 것이다.

그의 마지막 말은 인류 역사상 가장 비싼 한마디였을지 모른다. 제국을 누구에게 물려줄 것이냐는 질문에 '가장 강한 자에게'라고 했다는 설과 '크라테로스에게'라고 했다는 설이 있다. 고대 그리스어로 이 두 표현은 발음이 거의 같다. 숨이 끊어질 듯한 목소리에서 어느 쪽을 말한 건지 아무도 알아듣지 못했다. 그 뒤로 사십 년간 전쟁이 이어졌다. 어머니, 아내, 갓 태어난 아들까지 모두 죽임을 당했다. 십삼 년에 걸쳐 세운 제국이 한 세대 만에 산산조각 났다.

부하 장군 한 명이 시신을 빼앗아 이집트로 가져갔다. 황금 관에 안치되어 알렉산드리아에서 수백 년을 머물렀다. 카이사르가 무덤을 찾았고, 아우구스투스는 미라의 코를 실수로 부러뜨렸다. 그런데 4세기쯤 무덤이 홀연히 사라졌다. 지금까지 아무도 찾지 못했다. 알렉산드로스가 마지막 숨을 거둔 궁전은 지금 바그다드 남쪽의 무너진 흙벽돌 벌판이다. 고대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사람이, 고대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도시에서 죽었다. 2300년이 흘렀다. 둘 다 폐허다.

이야기의 교훈

알렉산드로스는 앞에 놓인 모든 왕국을 정복했다. 딱 하나, 정복하지 못한 것이 있었다——자기 자신의 몸이다. 세상 끝까지 걸어가겠다던 사람이 침대에서 문까지 몇 걸음도 떼지 못하게 되었다. 그의 모든 군대, 페르시아의 모든 부, 이집트의 모든 기도를 합쳐도 심장을 한 번 더 뛰게 할 수는 없었다. 이것은 야망이 헛되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그의 서른두 해는 대부분의 문명이 수백 년에 걸쳐도 해내지 못할 것들을 해냈다. 이 이야기가 말하는 것은 하나다. 당신의 몸은 당신이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 신경 쓰지 않는다. 죽음이 올 때, 협상은 없다.

등장인물

A
Alexander the Great -- King of Macedon, conqueror of the Persian Empire, dead at thirty-two
M
Medius of Larissa -- the companion at whose drinking party Alexander's fatal illness began
H
Hephaestion -- Alexander's closest companion, whose death months earlier shattered the king
T
The Chaldean priests -- Babylonian astrologers who warned Alexander not to enter the city
P
Perdiccas -- general to whom Alexander may have given his signet ring

출처

Arrian, Anabasis Alexandri, Book VII (primary account, based on Ptolemy and Aristobulus); Plutarch, Life of Alexander, 73-77; Diodorus Siculus, Bibliotheca Historica XVII.116-118; The Royal Diaries (Ephemerides) as preserved in Arrian and Plutarch; Hall, Katherine. 'Did Alexander the Great Die from Guillain-Barré Syndrome?,' The Ancient History Bulletin 32, 2018; Schep, Leo J. et al. 'Was the death of Alexander the Great due to poisoning? Was it Veratrum album?,' Clinical Toxicology 52, 2014; Oldach, David W. et al. 'A Mysterious Death,'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338, 1998; Bosworth, A.B. 'The Death of Alexander the Great: Rumour and Propaganda,' Classical Quarterly 21, 19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