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오의 저주’라고 하면 대부분 1922년 이야기를 떠올린다. 투탕카멘 무덤이 열리고, 관계자들이 하나둘 의문사한 그 사건. 하지만 유럽 고고학자가 피라미드에 발을 들이기 수백 년 전부터, 카이로의 아랍 학자들은 훨씬 더 오래되고 훨씬 더 기이한 것을 기록하고 있었다. 벽에 새긴 주문이 아니다. 살아 있는 존재——파라오가 직접 불러내어 돌 속에 묶어둔 영들이, 어둠 속에서 침입자를 기다리고 있다는 이야기다.
가장 상세한 기록을 남긴 사람은 15세기 카이로의 역사가 마크리지다. 그가 수집한 것은 당시에 이미 수천 년 동안 전해 내려온 구전——파라오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이야기들이었다. 그 기록에 따르면, 피라미드를 세운 왕들은 단순한 건축의 대가가 아니었다. 그들은 다른 기술도 갖고 있었다. 무덤을 봉인하기 전에 의식을 치르고, 진——강력한 영적 존재——을 소환해 영원히 그곳을 지키게 했다. 세 기의 피라미드, 세 명의 수호자.
‘세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고 했다. 하지만 이 피라미드는 4천5백 년 동안 수없이 도끼질을 당하고도 한 번도 넘어지지 않았다. 수호령들이 서 있는 한.
대피라미드의 수호령은 숨이 멎을 만큼 아름다운 여인의 모습이었다. 밤에 몰래 들어온 남자들 앞에 나타났고, 그들은 나올 때쯤이면 말을 잃었다. 가족 얼굴도 알아보지 못했다. 사막으로 걸어 들어가 다시 돌아오지 않은 사람도 있었다. 간신히 정신을 되찾은 극소수는 이렇게만 말했다. 그 아름다움은 마음을 빼앗는 게 아니라 마음을 부수는 것이었다고. 눈이 먼 게 아니라, 사람 자체가 부서졌다고.
두 번째 수호령은 꿀빛 피부에, 어둠 속에서 등불처럼 빛나는 금빛 눈을 가진 소년이었다. 이 영은 오직 도굴꾼만 노렸다. 통로 앞쪽에 늘 서 있는데, 아무리 쫓아가도 따라잡을 수 없다. 따라가면 따라갈수록 더 깊은 곳으로 빠져들고, 뒤돌아보면 지나온 길은 이미 형태가 바뀌어 있다. 몇 년 뒤에야 발견된 도굴꾼들은 입구가 없는 밀폐된 방 안에 있었다. 머리카락은 하얗게 세어 있었고, 정신은 완전히 나가 있었다.
세 번째 피라미드——기자 삼대 피라미드 중 가장 작은 멘카우레 왕의 것——에는 회전하는 모래 기둥에 싸인 형체가 살고 있었다. 그것이 복도를 지나가면 모든 횃불이 순식간에 꺼졌다. 완전한 어둠. 그 어둠 속에서 목소리가 들렸다——3천 년 전에 사라진 언어로 말하는 목소리가. 당시 아랍 탐험가들은 이를 가볍게 여기지 않았다. 안에 들어가기 전에 꾸란을 읽었다. 그들에게 이곳은 폐허가 아니었다. 아직 살아 있는 무언가였다.
현대 학자들은 이 모든 것을 민간전승이라고 치부한다. 하지만 피라미드 곁에서 살고 일하는 사람들은 다른 이야기를 한다. 경비원들은 공기가 통하지 않는 밀폐된 방에서 냉기를 느꼈다고 보고한다. 작업자들은 아무것도 움직이지 않는 방에서 돌이 돌에 부딪히는 소리를 듣는다. 그리고 거의 모든 사람이 같은 것을 말한다. 오래되고, 깨어 있는 무언가가 자신을 지켜보고 있다는 묵직하고 분명한 느낌. 4천5백 년이 지났지만, 피라미드는 여전히 비밀을 지키고 있다. 그리고 아마——수호령들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