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사의 왕 오이노마오스는 올림피아 주변 땅을 다스렸다. 그에게는 숨이 멎을 만큼 아름다운 딸이 있었다. 이름은 히포다메이아. 하지만 신탁이 왕에게 경고했다 — 사위가 너를 죽일 것이다. 그래서 왕은 목숨을 건 시험을 만들었다. 딸과 결혼하려면 피사에서 코린토스 지협까지 전차 경주에서 왕을 이겨야 했다. 지면 목이 날아갔다. 왕의 말은 전쟁의 신 아레스가 준 신마(神馬)로, 인간의 말은 상대가 되지 않았다. 이미 열세 명의 구혼자가 도전했다가 실패했고, 잘린 머리가 궁전 문을 장식하고 있었다.
펠롭스가 피사에 도착해 히포다메이아를 보는 순간 사랑에 빠졌다. 하지만 신의 말을 속도로 이길 수 없다는 건 알고 있었다. 그래서 왕의 마부 미르틸로스와 어둠의 거래를 했다. 왕의 전차를 망가뜨려 주면, 왕국의 절반과 히포다메이아와의 첫날밤을 주겠다고.
미르틸로스는 왕의 전차 축에 박힌 청동 핀을 밀랍으로 바꿔 끼웠다. 경주가 시작됐다. 오이노마오스가 펠롭스를 추격했다. 거리가 점점 좁혀졌고, 창을 들어 올렸다. 하지만 찌르려는 바로 그 순간, 바퀴가 빠져나갔다. 왕은 자기 말에 끌려 죽었다. 마지막 숨을 내쉬며 미르틸로스와 펠롭스를 저주했다.
펠롭스는 히포다메이아와 왕국을 손에 넣었다. 하지만 미르틸로스가 약속한 보상을 요구하자 — 신부와의 첫날밤 — 펠롭스는 그를 절벽에서 바다로 밀어 떨어뜨렸다. 그 바다는 지금도 미르토안 해라 불린다. 떨어지면서 미르틸로스는 펠롭스와 그 모든 후손을 저주했다.
옛말에 "뿌린 대로 거둔다"고 했다. 펠롭스는 배신을 뿌렸고, 그 수확은 대대손손 피로 이어졌다. 아들 아트레우스와 티에스테스는 살인과 식인의 고리를 시작했다. 아트레우스의 아들이 아가멤논과 메넬라오스였다. 아가멤논은 아내 클리타임네스트라에게 살해당했고, 아들 오레스테스는 어머니를 죽였다. 펠롭스의 저주는 아트레우스 가문의 저주가 되었다 — 그리스 신화에서 가장 비극적인 왕조.
그럼에도 펠롭스는 올림피아에서 존경받았다. 그의 무덤 '펠로피온'은 성역 한가운데 서 있었다. 펠로폰네소스라는 이름 자체가 '펠롭스의 섬'이라는 뜻이다 — 그리스 남부 전역에 걸친 그의 유산의 증거다. 전차 경주는 올림픽의 최고 종목이 되어 그의 승리를 기렸다. 순례자들은 수백 년간 펠로피온을 찾아와, 자신의 어둠의 거래가 뜻하지 않게 고대 세계 최대의 스포츠 대회를 탄생시킨 영웅에게 제물을 바쳤다. 올림픽은 이렇게 태어났다 — 배신과 저주로부터. 영광과 죄는 언제나 한 몸이라는 것을 잊지 말라는 듯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