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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관과 정복·2/3·2
Photograph of Buda Castle

The place

Buda Castle

불의 강

78일 만에 무너진 145년

June 18 - September 2, 1686Buda Castle

뉴브강이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에 성이 하나 있었다. 부다. 헝가리 왕국의 수도이자 심장이었다. 1541년, 오스만 제국이 그 심장을 삼켰다. 그리고 145년이 흘렀다.

1686년 여름, 참다 참다 못한 유럽이 들고 일어났다. 오스트리아, 바이에른, 브란덴부르크 — 십여 나라의 군대가 다뉴브강변에 모였다. 6월 중순, 포격이 시작됐다. 밤낮이 없었다. 대포 소리가 멈추질 않아서 몇 주 만에 귀가 먹는 병사가 속출했다. 성벽이 무너지면 틈으로 뛰어들었지만, 오스만 수비대는 골목 하나, 지붕 모서리 하나까지 꿰고 있었다. 석회암 절벽 위의 부다 성은, 다가가는 것 자체가 죽음이었다.

8월, 진짜 적이 왔다. 전염병. 참호가 무덤이 됐다. 붕대가 떨어지자 죽은 병사의 옷을 찢어 상처를 감았다. 총사령관 카를 공작은 계산을 끝냈다. 겨울이 먼저 오면, 성이 아니라 자기 군대가 먼저 무너진다.

9월 2일, 카를은 남은 전부를 걸었다. 오후, 사방에서 병사들이 폐허를 타고 밀려들었다. 골목이 전쟁터, 문짝이 전선이었다. 자비는 양쪽 다 없었다. 외곽은 몇 시간 만에 무너졌지만, 절벽 위의 성만은 버텼다.

그때 성벽이 갈라졌다. 최후의 돌격을 이끈 건 헝가리 병사들이었다. 남의 도시가 아니었다. 자기 수도였다. 145년을 기다린 사람들이었다. 오스만 총독 압디 파샤는 항복할 수 있었다. 대신 칼을 뽑았다. 성을 지키겠다는 맹세대로 싸우다 죽었다. 만 명이던 수비대 중 살아남은 건 500명이 채 안 됐다.

참을 인 자 셋이면 살인도 면한다고 했다. 유럽은 145년을 참았는데, 면한 건 아무것도 없었다. 공격군만 2만 명 넘게 죽었다. 도시는 잿더미였다. 200년 전 마차시 왕이 모은 유럽 최고의 도서관, 코르비나 — 그것마저 불에 탔다. 도시를 되찾은 게 아니었다. 폐허를 되찾은 거였다.

그래도 1686년 9월 2일, 소식이 전해지자 헝가리 전역에서 교회 종이 울렸다. 145년 만이었다. 부다가 다시 자기들 것이 됐다. 대가는 도시의 모든 것이었지만, 자유의 맛을 아직 기억하는 사람들에게는 남의 궁전보다 자기 폐허가 나았다.

이야기의 교훈

자유는 때로 폭정보다 비싸다.

등장인물

C
Charles of Lorraine
A
Abdurrahman Abdi Pasha (Ottoman Commander)
E
Eugene of Savoy

출처

Habsburg military archives; Ottoman defteris; European gazett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