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최악의 날, 잠이 들었다고 생각해 보세요. 그런데 눈을 떠 보니 200년이 지나 있습니다. 아는 사람은 모두 세상을 떠났고, 당신만 하루도 늙지 않은 채 남아 있어요. 말도 안 되는 얘기 같죠? 그런데 기독교와 이슬람, 세계에서 가장 큰 종교 두 곳이 실제로 일어난 일이라고 믿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지금의 터키 서부, 고대 도시 에페소스에서 벌어진 일이에요.
서기 250년경, 로마 황제 데키우스는 역대 가장 잔혹한 기독교 박해를 시작합니다. 제국 전역에서 로마 신들에게 제물을 바치라고 강요했고, 거부하면 죽었어요. 고대 세계 최고의 도시 에페소스에서도 일곱 명의 젊은이가 맞섰습니다. 절하지 않겠다. 향도 피우지 않겠다. 그 대가가 뭔지 뻔히 알면서도요.
그래서 도망쳤습니다. 성벽 너머 피온 산 깊숙한 동굴에 몸을 숨겼죠. 하지만 데키우스가 알아냈어요. 끌어내 공개 처형하는 대신, 더 잔인한 방법을 택했습니다. 동굴 입구를 거대한 돌로 막아 버린 겁니다. 산 채로 묻은 거예요. 황제에게 그건 끝이었습니다. 산속에 파묻힌 일곱 명, 잊히면 그만인 존재들.
십 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하죠. 그런데 200년이 흘렀습니다. 서기 450년경, 한 농부가 소를 들여놓을 곳을 찾다가 그 동굴을 열었어요. 안에서 본 광경은 상상을 넘어섰습니다. 일곱 명의 젊은이가 살아 있었어요. 마치 오후에 잠깐 눈을 붙인 것처럼 기지개를 켜며 일어나고 있었습니다. 자신들을 죽이려 했던 로마 제국이 기독교 국가가 됐다는 건 꿈에도 모른 채.
잠에서 깬 한 명, 잠블리쿠스라는 청년이 빵을 사러 시내로 나갔습니다. 동전을 내밀자 빵 장수의 얼굴이 굳었어요. 동전에는 200년 전 황제 데키우스의 얼굴이 새겨져 있었거든요. 누구도 기억 못 하는 시대의 돈이었습니다. 소문은 순식간에 퍼졌고, 관리들이 동굴로 달려갔습니다. 나머지 여섯 명은 여전히 그 자리에, 여전히 젊은 채로, 오늘이 며칠이냐고 묻고 있었어요.
소식은 황제 테오도시우스 2세에게까지 닿았고, 그는 직접 에페소스를 찾았습니다. 기독교 세계에 이건 신기한 사건이 아니었어요. 기적이었습니다. 신이 몸을 지켜 낼 수 있다는 것, 믿음이 제국보다 오래간다는 것, 죽음이 마지막이 아니라는 것. 일곱 청년은 그 불가능한 메시지를 전한 뒤 얼마 안 돼 조용히 눈을 감았습니다. 마치 그 한 가지를 세상에 보여 주려고만 깨어난 것처럼.
이야기는 거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기독교에서 수백 년간 전해지다, 이슬람 경전인 꾸란 18장 '알 카흐프', 뜻은 '동굴'인 장에도 기록됩니다. 기독교와 이슬람이 함께 소중히 여기는 이야기는 손에 꼽을 정도로 드물어요. 두 개의 믿음, 하나의 기적, 그리고 아직도 울리는 하나의 질문. 만약 당신이 잠에서 깨어났는데 세상이 당신 없이 200년을 살아 버렸다면 — 당신은 어떻게 하겠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