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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언자와 순례자·3/4·4
Photograph of Auschwitz-Birkenau Memorial

The place

Auschwitz-Birkenau Memorial

콜베의 희생

다른 사람 대신 죽음을 택한 사제

제2차 세계대전 (1941년 8월)Auschwitz-Birkenau Memorial

1941년 여름, 아우슈비츠는 아직 세상이 나중에 알게 될 그 죽음의 공장이 아니었다. 폴란드 정치범들을 가두는 수용소였고, 공포는 대량 학살이 아니라 선별적인 잔혹함으로 유지됐다. 7월에 수감자 한 명이 탈출하자, SS 지휘관 카를 프리치는 잔인한 명령을 내렸다. 탈출자의 막사에서 열 명을 골라 11동 지하 감방에 가두고 굶겨 죽이겠다는 것이었다. 수감자들은 그 건물을 '죽음의 블록'이라 불렀다.

선발은 뜨거운 햇볕 아래 점호 광장에서 이루어졌다. 수감자들은 미동도 없이 줄지어 서 있었고, 프리치는 대열 사이를 걸으며 무작위로 손가락을 가리켰다. 그의 손이 프란치셰크 가요브니체크를 — 폴란드군 하사를 — 가리키자, 그 남자는 속에서 올라오는 울부짖음을 터뜨렸다. "내 아내! 내 아이들!" 광장의 모든 수감자가 이 외침을 뼛속까지 이해했다. 누구나 다시는 만나지 못할 수도 있는 사람이 있었으니까.

그때, 침묵하는 대열에서 한 남자가 앞으로 걸어 나왔다. 키가 작고 마른 체구에 안경을 쓰고 있었다. 줄무늬 수감복 가슴에는 16670이라는 번호가 적혀 있었다. 이름은 막시밀리안 콜베. 전쟁 전에는 프란치스코회 수도사였다 — 사제이자 출판인이며, 일본과 인도에 수도원을 세운 선교사였다. 게슈타포는 그가 니에포칼라노프 수도원에서 유대인과 폴란드 난민을 숨겨준 혐의로 체포했다.

콜베는 지휘관 앞으로 다가가 아우슈비츠 역사상 아무도 한 적 없는 요청을 했다. 가요브니체크 대신 자신이 죽겠다는 것이었다. "저는 가톨릭 사제입니다. 저는 늙었고, 그에게는 아내와 아이들이 있습니다." 그의 나이 마흔일곱이었다. 프리치는 — 어쩌면 놀라서, 어쩌면 자발적으로 죽음을 택하는 인간의 어처구니없음에 실소하며 — 그 교환을 허락했다.

콜베와 나머지 아홉 명은 아사 감방에 갇혔다. 창문도, 음식도, 물도 없는 지하 독방이었다. 이 감방에서 굶어 죽는 데는 보통 2주가 걸렸다. 간수들은 감방에서 들려오는 비명과 울음소리에 익숙해져 있었다. 그런데 콜베의 감방에서는 다른 소리가 들려왔다. 찬송가였다.

이순신 장군은 '죽고자 하면 살고, 살고자 하면 죽는다'고 했다. 콜베는 죽음을 택했고, 그래서 영원히 살았다. 그는 사형수들과 함께 기도하고, 고해를 듣고, 위로의 말을 건넸다. 동료들의 몸이 하나둘 콘크리트 바닥에 쓰러졌지만, 그의 목소리는 점점 약해질 뿐 결코 멈추지 않았다. 2주 후, SS가 감방이 필요해졌을 때 네 명이 아직 살아 있었다. 콜베는 마지막으로 의식이 있는 사람이었다 — 벽에 기대어 무릎 꿇은 채, 여전히 기도하고 있었다.

수용소 의사가 석탄산 주사기를 들고 들어왔다. 콜베는 말할 힘조차 남아 있지 않았지만, 왼팔을 내밀었다. 1941년 8월 14일, 그는 숨을 거두었다. 그날은 가톨릭의 성모승천 대축일 전야였다 — 후날 신자들은 이 우연을 하늘의 뜻으로 여겼다.

가요브니체크는 아우슈비츠에서 살아남았다. 1995년, 아흔셋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남은 54년의 삶을 그는 콜베의 이야기를 전하는 데 바쳤다. 1982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 자신도 나치 점령을 겪은 폴란드인 — 는 콜베를 성인으로 시성했다. 가요브니체크는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 서서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

오늘날, 11동의 18번 감방은 기념 성지다. 방문자들은 좁은 콘크리트 복도에 서서 그 작은 감방을 들여다본다 — SS 간수조차 이해할 수 없었던 평온함으로 죽음을 맞이한 남자가 있던 곳. 바닥에는 꽃과 촛불이 놓여 있다. 그 지하 감방의 침묵 속에서, 아우슈비츠의 모든 기계가 불가능하게 만들려 했던 일이 일어났다. 한 인간이 자유롭게 행동했고, 두려움 대신 사랑을 택했고, 지구상 가장 어두운 곳에서도 인간의 영혼은 꺼지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했다.

이야기의 교훈

가장 깊은 어둠 속에서도 한 번의 사심 없는 사랑은 영원한 빛이 될 수 있다 — 타인을 위해 죽음을 선택하는 것이야말로 비인간성에 맞선 인간 존엄의 궁극적 증명이다.

등장인물

막시밀리안 콜베 신부 (성 막시밀리안 콜베)
프란치셰크 가요브니체크
S
SS 장교 카를 프리치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출처

Auschwitz-Birkenau Memorial archives; Vatican canonization records; testimony of Franciszek Gajownicze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