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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언자와 순례자·2/4·2
Photograph of Notre-Dame de Paris

The place

Notre-Dame de Paris

불길 속의 가시관

기독교에서 가장 신성한 성물을 화염 속에서 건져낸 소방관들의 인간 사슬

2019년 4월 15일 (성물의 기원은 기원후 1세기)Notre-Dame de Paris

2019년 4월 15일 저녁,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 지붕에서 연기가 올라왔다. 한 시간도 안 돼서, 850년 된 참나무 지붕 골조가——중세 건축자들은 그걸 “숲”이라 불렀다, 진짜 숲 하나를 통째로 써야 지을 수 있었으니까——불벽이 됐다. 상징이던 첨탑이 생중계로 무너지는 걸 수백만 명이 지켜봤고, 많은 사람이 울었다. 하지만 불타는 대성당 안에서는, 밖에서는 상상도 못할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대성당 깊은 곳에서, 파리 소방대 군종신부 장마르크 푸르니에가 소방관 팀을 이끌고 구출 작전에 나서고 있었다. 사람을 구하러 간 게 아니었다. 거의 이천 년 동안 사람의 손에서 손으로 지켜져 온 것——가시관. 기독교인들은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히기 직전, 그 머리에 씌워진 것이라 믿는 성물이다. 그건 노트르담 보물실 금고 안에 잠겨 있었고, 불길이 다가오고 있었다.

가시관의 이력 자체가 하나의 전설이다. 1239년, 프랑스 왕 루이 9세——훗날 성인 반열에 오를 만큼 독실했던 왕——가 콘스탄티노플에서 돈이 궁해진 한 지배자에게서 사들였다. 값이 얼마였느냐면, 프랑스 한 해 국고 수입의 반이 넘었다. 루이는 이 성물 하나만을 위해 생트샤펠이라는 예배당을 지었다. 지금도 파리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축물 중 하나다. 가시관이 파리에 도착한 날, 왕은 신발을 벗고 맨발로 거리를 걸어가 그것을 맞이했다.

다시 불타는 대성당으로 돌아가자. 가시관은 보물실 금고 안, 전자 잠금장치 뒤에 있었다. 푸르니에 신부와 소방관들은 연기 가득한 복도를 뚫고 나아갔다. 도착했을 때, 열기가 전자 잠금장치를 이미 망가뜨린 뒤였다. 한 소방관이 힘으로 잠금 장치를 부쉈다. 안에는 수정 케이스에 담긴 성물이 있었다——금실로 묶인 풀줄기로 엮은 고리. 사방의 불길과 혼란 속에서, 믿기 어려울 만큼 연약해 보였다.

조심히 다룰 시간이 없었다. 불붙은 잔해가 머리 위로 떨어지고 있었다. 소방관들은 인간 사슬을 만들어 수정 케이스를 손에서 손으로 넘겼다——연기를 뚫고, 쏟아지는 불씨를 피하며, 머리 위 화염에 주황빛으로 물든 복도를 지나——파리의 밤하늘 아래로 나올 때까지. 가시관이 무사히 밖으로 나온 순간, 푸르니에 신부는 그 자리에 무릎을 꿇었다. 위험 속으로 뛰어드는 게 직업인 소방관들이 울었다.

이 이야기가 소름 끼치는 건 여기서부터다. 가시관은 이천 년 가까이 수없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그때마다 누군가 나섰다. 로마 제국이 무너졌을 때도 살아남았다. 1204년 십자군이 예루살렘 대신 같은 기독교 도시 콘스탄티노플을 약탈했을 때도 살아남았다. 1789년 프랑스 혁명 때 폭도가 모든 종교 상징을 부수는 와중에, 한 사제가 간발의 차이로 숨겼다. 두 차례 세계대전도 넘겼다. 그리고 2019년, 노트르담의 불길에서도 빠져나왔다.

세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고 한다. 하지만 이 가시관은 달랐다. 로마의 멸망, 십자군의 약탈, 혁명의 광기, 두 번의 세계대전, 그리고 현대의 화재——세 번이 아니라 수천 년에 걸친 도끼질을 버텼다. 기적이라 부를 수도 있겠다. 다만 한 가지 분명한 건, 매번 도끼가 내려칠 때마다 누군가 그 앞에 몸을 던졌다는 거다. 푸르니에 신부는 불타는 대성당에 뛰어들었고, 혁명 때 그 사제는 단두대를 각오하고 숨겼고, 루이 9세는 나라 살림 반을 내놓았다. 가시관이 아직 여기 있는 건 운이 아니다——매 세대마다, 불 속으로 걸어 들어가기를 택한 누군가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야기의 교훈

어떤 것이 살아남는 건 운이 아니다. 매 세대마다, 그것을 위해 불 속으로 걸어 들어가기를 택한 누군가가 있었기 때문이다.

등장인물

장마르크 푸르니에 신부
파리 소방관들
루이 9세(프랑스 왕)
예수 그리스도

출처

Paris Fire Brigade reports; Father Jean-Marc Fournier interviews; historical records of the Crown of Thor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