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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과 저주·3/4·2
Photograph of Notre-Dame de Paris

The place

Notre-Dame de Paris

악마의 문

영혼을 팔아넘긴 장인 — 그리고 성수로만 열리는 문

13th centuryNotre-Dame de Paris

트르담 대성당 중앙 문의 거대한 철문은 경이로운 걸작이다. 기하학적 문양, 꽃넝쿨 장식, 믿기 힘들 만큼 정교한 경첩. 중세 파리 시민들은 이것이 절대로 인간의 손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고 굳게 믿었다. 어쩌면 그들이 옳았는지도 모른다.

전설에 따르면 13세기 파리에 비스코르네라는 젊은 자물쇠 장인이 있었다. 그는 노트르담 대문의 철제 장식을 만들라는 의뢰를 받았다. 일생일대의 기회였지만, 동시에 불가능한 일이기도 했다. 설계가 미칠 듯이 복잡했고, 당시 알려진 어떤 기술로도 그 정밀함을 구현할 수 없었다. 비스코르네는 시도하고 또 시도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공포에 짓눌린 그는 하느님께 기도하지 않았다. 악마에게 기도했다.

사탄이 나타났고 거래는 단순했다. 문을 만들어줄 테니 영혼을 내놓아라. 그날 밤, 비스코르네의 작업장에서 쉴 새 없이 망치 소리가 울려 퍼졌고, 창문 사이로 지옥불 같은 붉은 빛이 새어 나왔다. 이웃들은 무서워서 가까이 가지 못했다. 아침이 되자 문은 완성되어 있었다 — 비할 데 없는 걸작. 금속은 가시와 뱀의 형상으로 뒤틀려 있었고, 하느님의 집에 있어서는 안 될 모습을 하고 있었다.

옛말에 '공짜보다 비싼 것은 없다'고 했다. 비스코르네가 '공짜'로 받은 것의 대가는 다름 아닌 그의 영혼이었다. 문이 설치되고 축성을 하려 하자,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문이 꼼짝도 하지 않는 것이다. 열쇠도 소용없고, 힘으로 밀어도 안 되고, 어떤 기술을 써도 열리지 않았다. 그런데 성수를 뿌리자 문이 천천히 열렸다. 마치 거룩한 물이 악마의 자물쇠를 녹여버리기라도 한 것처럼.

비스코르네 자신은 어떻게 됐을까? 작업장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얼굴에는 인간이 감당할 수 없는 깊은 공포가 새겨져 있었다. 악마가 약속대로 영혼을 가지러 왔다는 이야기도 있고, 문을 설치하는 도중 성수가 피부에 닿는 바람에 파멸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영혼을 악마에게 판 사람은 거룩한 것의 접촉을 견딜 수 없기 때문이라고.

노트르담 문의 철제 장식은 오늘날까지 남아 있다. 1789년 프랑스 혁명이 터졌을 때 혁명가들이 성당에 난입해 뜯어내려 했고, 심하게 훼손되었지만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다. 파리에 갈 기회가 있다면, 중앙 문 왼쪽을 자세히 보라. 오래 바라보면 문양이 꿈틀거리는 것처럼 보일 것이다. 그리고 끝으로, 아무도 설명하지 못한 사실이 하나 있다 — 비스코르네라는 이름은 고대 프랑스어로 '뿔이 둘 달린 자'라는 뜻이다.

이야기의 교훈

어둠에서 태어난 완벽함에는 반드시 대가가 따른다 — 악마가 준 것은 악마가 이자를 붙여 되찾아 간다.

등장인물

자물쇠 장인 비스코르네
악마

출처

Parisian oral tradition; Jacques-Antoine Dulaure, "Histoire de Paris" (1821); medieval guild record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