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원전 100년쯤, 사마천이라는 역사가가 말도 안 되는 기록을 남겼다. 중국 최초의 황제 진시황—만리장성과 병마용을 만든 바로 그 사람—의 무덤 안에 수은으로 만든 강이 흐르고 있다는 것이다. 비유가 아니다. 진짜 수은을 기계로 돌려서 중국의 실제 강줄기를 그대로 재현했다는 얘기다.
사마천은 중국 역사의 교과서라 할 수 있는 『사기』에 이렇게 적었다. 수은으로 장강과 황하, 바다까지 만들어 기계로 흐르게 했다고. 천장에는 보석을 박아 밤하늘을 만들고, 바닥에는 제국의 지도를 깔았다. 위로는 별, 아래로는 강—죽은 남자 하나를 위해 우주를 통째로 지은 것이다.
이천 년 동안 아무도 안 믿었다. 수은 강? 지하 별자리? 신화지 역사가 아니라고 했다. 무덤은 시안 근처에 석류나무가 뒤덮인 76미터짜리 언덕으로 늘 그 자리에 있었지만, 열어보지 않는 한 속을 알 길이 없었다.
그러다 2003년, 중국 과학자들이 무덤 바로 위 토양의 수은 농도를 측정했다. 결과는 충격이었다. 매장실 위쪽 수은 수치가 주변보다 최대 100배나 높았다. 더 놀라운 건 그 분포였다. 수은이 아무렇게나 퍼진 게 아니라, 중국의 주요 강줄기와 정확히 겹치는 패턴으로 나타난 것이다.
사마천은 과장한 게 아니었다. 한 글자도 틀리지 않았다. 진시황은 땅속에 진짜 우주를 지었다. 수은 강이 제국의 물길을 따라 흐르고, 보석 별이 머리 위에서 빛나고, 석궁 함정이 유령 군대처럼 무덤을 지키는 곳. 76미터 흙 아래에서 강은 마르지 않고, 별은 지지 않고, 황제는 영원히 다스리고 있었다.
그런데 여기서 반전이 있다. 중국은 아직도 이 무덤을 열지 않고 있다. 수은이 세균을 죽이고 부패를 막아서 안쪽은 놀랍도록 잘 보존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한 번 열면 수은 기체가 흩어지면서 모든 게 몇 분 만에 사라질 수 있다. 지구상 가장 위대한 고고학 수수께끼가 그냥 멈춰 있는 이유다.
세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지만, 이 무덤은 2,200번을 찍어도 끄떡없다. 일부 학자들은 안에 진시황이 가져간 두루마리와 문헌이 잠들어 있을 거라 믿는다. 중국 문자를 하나로 통일한 사람이 사후 세계에 책을 안 챙겼을 리 없다. 만약 있다면, 이천 년 넘게 수은 가스 속에서 완벽하게 봉인된 채 어둠 속에 누워 있다. 그리고 우리는 손도 댈 수 없다.
무덤은 오늘도 그 자리에 있다. 해마다 수십만 명이 찾아온다. 병마용을 구경하고, 기념품을 사고, 조용한 초록빛 언덕을 별생각 없이 지나친다. 그 발밑 어둠 속에서, 중국 최초의 황제가 만든 수은 강이 아직도 흐르고 있을지 모른다.
